사람은 어떻게 기억하는가? 기억의 유형

매년 영국에서는 세계 기억 챔피언 대회가 열린다. 경기 중에 한 종목은 잘 섞인 한 묶음의 카드 52장을 얼마나 빨리 순서대로 기억하는가이다. 다른 경기종목은 1시간 안에 가장 긴 숫자를 기억하는 것이다. 이 종목의 기록은 2,280자리 숫자다. 경기 참여자들은 가상적인 사건 날짜들 기억하기, 사진 속의 낯선 사람들 이름 기억하기 등으로도 경합한다. 여러분과 나나, 그 누구든 정보의 일부는 기억하고 나머지는 잊는다. 기억은 정보의 파지다. 여기에는 자전거 타기나 젓가락 사용과 같은 기술도 포함된다. 

 

Ebbinghaus의 선구적인 기억연구

당신이 기억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 한다고 가정해 보자. 누구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기억연구를 말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될까? 당신이 사람들에게 자신의 기억을 기술해 보라고 부탁해 보면, 그 기억이 언제 형성되었는지, 얼마나 자주 회상했는지, 또는 그 기억들이 정확한지 아닌지를 당신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독일의 심리학자 Hermann Ebbinghaus(1850~1909)는 이런 문제들을 피하려고 현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연구 방법 하나를 고안했다. Ebbinghaus는 새로운 기억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실험참가자가 무엇을 배웠고, 언제 배웠는지를 정밀하게 통제했다. 그런 다음, 여러 지연시간 뒤에 기억된 정도를 측정했다. 이 기억재료가 완전히 새것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Ebbinghaus는 GAK나 JEK와 같은 무의미 철자들로 구성된 기억목록을 사용했다.

 

Ebbinghaus의 발견 대부분은 결코 놀라운 건 아니다. 예를 들어 긴 무의미철자 목록을 외울 때는 짧은 목록에 비해 시간이 더 걸렸다. "당연한 거 아냐"라고 당신은 코웃음 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Ebbinghaus는 너무도 당연한 것만 보여준 건 아니었다. 그는 더 긴 목록을 외울 때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를 측정했다.

 

기억 검사법

사람들은 누구나 설단현상을 가끔씩 경험하곤 한다. 즉,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해 내려하는데, 생각해 낸 것들은 단지 비슷한 이름들뿐이고 그것들이 맞지 않다는 것도 안다. 아마도 당신은 나중에 정확한 이름을 기억해 내게 될 것이고, 그 이름을 들으면 당장 알아챌 것으로 확신한다. 달리 말해서, 기억은 도 아니면 모가 아니다. 어떻게 검사하는지에 따라 당신은 기억해 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 기억을 검사하는 주요 방법들을 살펴보자. 각 검사법들을 살펴보면, 여러 유형의 기억들이 구분될 것이다.

 

자유회상

 

연구자 입장에서 볼 때, 단순한 기억 검사 중 하나는 자유회상이다. 무언가 회상하는 것은 반응을 산출하는 것으로, 논술 시험이나 단답형 시험에서 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면, "중학교 2학년 때의 반 친구들을 모두 말하시오." 같은 것이다. 당신은 반 친구들을 많이 말하진 못할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2학년 반 친구들의 이름을 다른 학년 반 친구들 이름과 혼동하기 때문이다.

 

단서회상

 

당신이 만약 단서회상을 한다면 더 잘 기억해 낼 것이다. 단선회상 검사에서는 기억 대상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받는다. 예를 들어 당신의 중학교 2학년 반 단체 사진이나 친구들 이름의 첫 글자가 쓰인 목록을 받는다면 당신은 더 잘 기억해 낸다. 이런 힌트가 주어지면 당신의 기억이 얼마나 향상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재인

 

재인은 몇몇 선택지 중에서 맞는 항목을 고르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희 회상할 때에 비해 더 많은 항목을 재인한다. 예를 들면, 당신에게 60명 이름 목록을 주고, 중학교 2학년 반 친구들의 이름을 고르라고 하는 경우이다. 사지선다형 같은 객관식 시험이 바로 재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절약률

 

절약률 방법(재학습 방법)은 처음 학습 속도와 재학습 속도를 비교해서 기억이 약해진 정도를 탐지한다. 당신이 중학교 2학년 반 친구들을 전혀 기억할 수 없고, 심지어 이름 목록에서 그 친구들 이름을 하나도 집어내지 못했다고 생각해 보자. 그래도 전혀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 이름 목록을 외우는 것보다 그 친구들 이름 목록을 다시 외우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암묵기억

 

자유회상, 단서회상, 재인, 그리고 절약률에서 보이는 기억은 명시기억이다. 다시 말해, 어떤 답을 진술하는 사람은 자신의 진술을 기억의 산물로 생각한다. 암묵기억에서는 이전의 경험이 자신이 지금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영향을 주지만 이 영향을 자각하지 못한다. 물론 당신만이 이런 정의가 불충분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다.

 

절차기억과 확률적 학습

 

절차기억은 걷거나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것같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기억으로 특별한 종류의 암묵적 기억이다. 심리학자들은 절차기억과 서술기억을 구분하는데, 서술기억이란 우리가 곧바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기억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자판으로 타이핑하는 것을 보면,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키를 칠 수 있을 정도로 자판들의 위치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은 이런 지식을 분명하게 서술할 수 있을까?

 

절차기억, 즉 습관 형성은 서술기억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첫째, 두 유형의 기억은 뇌에서 각기 다른 영역에 의존해 있기에 한 유형의 기억과 관련된 뇌 손상이 일어나도 다른 유형의 기억은 온전할 수 있다. 둘째, 절차기억 또는 습관 형성은 점진적으로 발달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서술기억은 단번에 형성되는 걸 종종 경험할 수 있다.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정보처리이론에서는 최근 사건들의 일시적 저장소인 단기기억과 상대적으로 영속적인 저장소인 장기기억이 구별된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게임을 하고 있을 때, 현재 점수는 당신의 단기기억에 있고, 게임 규칙은 장기기억에 있다.

 

심리학자들은 장기기억을 의미기억과 일화기억으로 구분한다. 의미기억은 당신이 학교에서 배운 거의 모든 것과 같이 원리와 사실에 대한 기억이다. 일화기억은 당신의 삶 속에서 일어난 특정 사건들에 대한 기억이다. 예를 들면, 중력 법칙을 기억하는 것은 의미기억인 반면, 당신이 할머니 꽃병을 떨어뜨려 깨뜨린 일을 기억하는 것은 일화기억이다. 당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시장이 누군지 기억해 내는 것은 의미기억이고, 당신이 그 시장을 만났던 적을 기억하는 것은 일화기억이다.

 

시간에 따른 기억의 소멸

 

단기기억은 연속해서 되뇌지 않으면 말 그대로 짧은 기간만 지속된다. 왜 단기기억은 사라질까? 가장 단순한 가설은 뇌의 표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멸된다는 것이다. 신경과학자들은 어떤 경험 후에 그 기억 흔적을 약화시키는 단백질을 뇌에서 확인했는데, 이는 아마도 중요치 않은 정보를 영구히 저장하는 것을 막기 위함일 것이다. 다른 가설에 따르면, 단기기억이 사라지는 이유는 우리가 어떤 것을 다른 것과 혼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기기억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경우에 따라 다르다. 당신이 농구를 하고 있는 중이라면, 현재 점수는 어떤지, 게임 종료까지 대략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았는지, 당신 팀이 사용하는 방어 전략과 공격 전략은 무엇인지, 당신이 범한 실책 수 등등을 기억할 것이다. 이런 정보들은 앞으로 펼쳐질 당신 인생을 위해서 기억하게 될 리 없을 것이다.